가톨릭 위령기도(연도문)

About 가톨릭 위령기도(연도문)

위령기도란,

한국가톨릭에서 세상을 떠난 교우, 즉 연옥에 있는 이들을 위해 바치는 기도.
가톨릭 교리로 볼 때 위령기도는 연옥교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연도煉禱, 즉 위령기도는 연옥煉獄의 영혼을 위해 살아있는 천주교 신자들이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가톨릭 교리에서 연옥은 세상에서 죄의 벌을 다하지 못하고 죽은 사람들이 천국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들의 죄를 정화淨化하는 곳이다. 연옥의 영혼들은 자력으로 천국에 올라갈 수도, 고통을 덜 수도 없다. 그러므로 고통을 겪고 있는 연옥의 영혼을 위해 지상 교우들의 기도가 필요하다. 즉 연혹의 영혼들을 위한 지상의 교우들의 대도代禱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연옥의 영혼을 위하여 바치는 위령기도는 산 이가 죽은 이를 위해 죄의 용서와 안식을 빌어주는 정화와 구원의 내용으로, 이들 상호 간의 통공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연도를 통해서 죽은 자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연대성을 확인할 수 있다.

위령기도는 몇 편의 시편(22장, 113장, 129장 등)과 성인호칭기도(Litania), 찬미경 등으로 구성되며, 입관・출관・하관 등 임종에서 탈상까지 가톨릭의 모든 상례・장례・제례 등에서 바칠 수 있다. 신자들은 죽은 이와 그 가족을 위해 교대로 빈소를 지키며 위령기도를 하게되는데, 적게는 한두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이 공동으로 할 수도 있다. 대략적인 형식은 기도하는 사람이 두부류로 나뉘어 하는 계송와 응송(후렴)으로 구성된다.

위령기도는 죽음을 끝으로 보지 않고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위령 감사송 1)이라는 가톨릭 교리에 제시된 부활 희망이 잘 드러나는 신앙고백이며, 특히 한국적인 가락으로 이루어진 기도이다. 위령기도에 내재된 율격은 불규칙적이고 매우 길지만, 선율은 짝을 이룬 두 팀이 계송와 응송으로 주고받으며 반복할 수 있는 단순형태로 되어 있다. 이러한 방식은 우리 민요에서 선후창의 메기는소리와 받는소리의 형식과 유사하다. 위령기도에 우리 음악의 원형질原形質이 녹아 있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한국의 전통음악에서 나타나는 메나리토리, 육자배기토리인 판소리, 가사, 장례노래 등의 영향을 골고루 받은 것으로, 음악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도 쉽게 부를 수 있는 편안한 음정의 폭을 가지고 있다.

다시 정리하면, 생소한 가톨릭 신앙이 우리 민요와 결합하여, 죽은 이를 위한 기도로 다시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2백여 년 가까이 구송하던 과정에서 , 위령기도는 근대화의 물결도 이겨내면서 우리 고유의 음을 지켜냈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위령기도는 한국가톨릭의 귀중한 전통이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연도는 토착화의 모범으로 평가된다.

출처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제작 : 미카엘소프트
협찬 : 제이슨티비